(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내 부모는 내가 선택해! 책 [페인트] 리뷰 - 이희영

책 기본 정보


저자 이희영
출판 창비
출간 2019.04.19.


[페인트]는 어떤 책일까요?


지금부터 부모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페인트』. 국가에서 센터를 설립해 아이를 키워 주는 양육 공동체가 실현된 미래 사회, 청소년이 부모를 직접 면접 본 뒤 선택하는 색다른 풍경을 그리며 좋은 부모란, 나아가 가족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질문하는 작품이다. 심사위원 전원의 압도적인 지지와 청소년심사단 134명의 열렬한 찬사 속에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의 제목인 ‘페인트’는 부모 면접(PARENT’S INTERVIEW)을 뜻하는 소설 속 아이들의 은어로, 재산이 많으면 좋은 부모인지, 인품이 훌륭하면 좋은 부모인지, 부모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것인지, 생각하게 하며 부모의 그늘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운 10대의 억압된 심리를 위로하는 동시에 흥미로운 전개로 해방감을 맛보게 하면서 자아의 균형을 찾도록 이끈다.
국가에서 설립한 NC 센터에서 성장한, 성숙하고 생각 깊은 열일곱 살 소년 제누. 센터의 모든 아이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자녀로 입양하기 위해 방문한 예비 부모를 면접하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다. 제누는 열세 살 때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페인트를 치러 왔지만 진심으로 자녀를 원하지는 않으면서 입양을 통해 정부로부터 각종 복지 혜택을 받는 데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예비 부모들에게 번번이 실망을 해 왔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부모를 선택하지 못하면 홀로 센터를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인 제누. 남은 시간은 2년 남짓이다. 과연 제누는 부모를 만날 수 있을까?
제공 인터넷교보문고



이희영 작가님을 소개해요


단편소설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로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 『페인트』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제1회 『너는 누구니』로 브릿G 로맨스스릴러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이외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썸머썸머 베케이션』, 『보통의 노을』 등이 있다. 그 밖에 제10회 5·18문학상 소설 부문, 제3회 등대문학상 최우수상, KB 창작동화제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제공 예스24


이 책의 목차는...


제누 301입니다
부모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
대체 누구를 소개받은 건데?
ID 카드의 넘버
어른이라고 다 어른스러울 필요 있나요
너는 네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 같지?
나를 위해서야, 나를 위해서
그 소문 들었어?
기다릴게, 친구
Parents’ Children
마지막으로 물어봐도 돼요?
작가의 말



함께 나누는 좋은 문장들

세상 어떤 부모도 미리 완벽하게 준비할 수는 없잖아요.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 그건 만들어 가는거니까요.

어쩌면 부모 역시 자녀로부터 독립할 필요가 있는건지도 몰랐다.
자녀가 오롯이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걸 부모에 대한 배신이 아닌
기쁨으로 여기는 것, 자녀로부터의 진정한 부모 독립 말이다.

친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라고 문제가 없을까? 나는 내 부모가 누군지 알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거슬러 올라가면 내가 누구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 수도 있겠지.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내가 만약 우리 부모님 아래서 자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완전히 다른 성격으로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결국 내가 나를 이룬다고 믿는 것들은 사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만들어진 것들이잖아.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족한테서 가장 크게 상처를 받잖아.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 아이의 성격과 가치관, 나아가서는 인생까지 좌지우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거든. 아이를 키우는 것 또한 보통 일이 아닐 테고. 어쨌든 한동안 심각하게 고민했어.

우리는 양떼가 아니기에 양치기가 몰아가는 대로 우르르 움직일 수 없었다. 우리가 원하는 진짜 어른은 자신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볼 수 있다고 믿고, 자신들이 모르는 걸 우리가 알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들이 느끼지 못하는 걸 우리가 느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테이블에 놓인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걸 그리기 위해 해오름은 꽤 시간을 들였겠지.
재능은 얼마나 잘하는가에 달려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절대 멈추지 않는 것, 그게 재능 같았다.
싸우고 다투고 매일 같이 상처를 입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지지 않는 가족처럼 말이다.
아니 그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는 무엇 아닐까?

"반가웠어. 너는 되게 어른스럽다. 어른인 우리보다 훨씬"
"어른이라고 다 어른스러울 필요 있나요"
모든 어른의 가슴속에는 자라지 못한 아이가 살고 있다고 했다.

왜 부모에게만 자격을 따지고 자질을 따지세요? 자식 역시 부모와 잘 지낼 수 있는지 꼼꼼하게 따지셔야죠. 부모라고 모든 걸 알고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은 버리라고 하셨잖아요. 부모라고 무조건 희생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요.

"나는 너에 대해 많은 걸 알아. 네가 언제 이 센터에 왔는지, 너의 키와 몸무게가 몇인지, 심짐어 골밀도까지도 알아. 주말에는 주로 무얼 하고, 누구와 가까지 지내는지도, 원한다면 지금껏 읽은 책 목록도 볼 수 있지. 그런데...."
설마 내 잠꼬대 내용까지 아는 건 아니겠지? 와, 상상만으로도 섬뜩했다.
"사실은 너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구나."
"..... 저도 저를 모르는걸요."
"네가 나에게 시간을 더 주는구나."
문득 최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를 더 알아 갈 수 있는 시간."

모른다는 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모르기 때문에 배울 수 있고 모르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으니까. 삶이란 결국 몰랐던 것을 끊임없이 깨달아 가는 과정이고 그것을 통해 기쁨을 느끼는 긴 여행이 아닐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부모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
도서관에 갔는데 도서관 벽에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다. 책 페인트의 표지 그림과 문구들이 붙여져 있었다. 아이들이 부모를 면접하고 점수를 매기고 원하는 부모를 선택하는 것... 참신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만약 우리 아이가 부모를 선택한다고 해도 날 선택해줄까?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책은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초등 고학년이상부터 부모님과 같이 읽기 좋을 것 같다. 그 무렵부터 사춘기가 시작되고 자신과 가족에 대해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때이기 때문에 한번 쯤 이런 고찰은 서로에게 좋은 것 같다.
가족이기 때문에 용서되는 일들도 많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더 많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가끔은 상처를 주는 사람은 알지 못한 채 상처받는 사람은 그것을 평생 가지고 가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의 이 구절이 더 와닿았다.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일이었다.
어쩌면 그거야말로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인지도 몰랐다.

서로에게 꾸준히 시간을 들여 더 알아보려 노력하는 것,그것이 사랑 아닐까?

우리가 꼭 부모가 되어야 할까?
그냥 친구가 되면 안될까?
십대들에게는 부모보다 친구가 더 소중하잖아.
부모에게 할 수 없는 말을 친구에게는 하잖아.

아이에게 좋은 부모란 누구일까?
아이마다 상황마다 다 다르니까 명쾌한 답은 없겠지만.. 그래도 찾아보자면
아이에게 뭐든 다 아는 척, 괜찮은 척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내가 바라는 아이로 만들려는 욕심을 버리고, 가르치려 들기보단
아이와 함께 눈 맞추어 즐기는 시간을 갖는게 중요한 것 같다.
마치 친구처럼 말이다.
완벽한 아이도 부모도 세상에는 없다.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조금씩 나아가려고 노력할때..
우리는 그렇게 더 좋은 부모와 자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원하는 진짜 어른은
자신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볼 수 있다고 믿고,
자신들이 모르는 걸 우리가 알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느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