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 [보통의 언어들]-김이나
- 책 리뷰. 좋은 글
- 2021. 11. 15.
기본 정보를 안내해드려요
저자 김이나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간 2020.05.27.
어떤 책이냐면요...
대한민국 대표 작사가 김이나가 일상의 언어들에서 포착한 마음의 풍경 매 순간 결핍과 고독감에 흔들리는 ‘보통의 우리들’을 위한 책 이번 책 [보통의 언어들]은 김이나 작가가 그간 대중과 긴밀히 소통해온 경험을 살려 우리가 삶에서 맞부딪히는 복잡한 감정과 관계의 고민에 대한 해법을 일상의 단어 속에서 탐색한다. 그녀는 작사가로서의 예민한 안테나를 살려 우리가 자주 표현하는 감정의 단어들을 수집하고, 그 단어들이 다 품어내지 못한 마음의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평범한 단어들 속에 깃들인 특별한 가치를 찾고 삶의 지향점을 풀어가는 김이나의 글은 쳇바퀴 같은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확장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제공 kyobo
이 책의 목차예요
Prologue. 당신만의 언어를, 당신만의 세계를 바라보는 일
Part 01. 관계의 언어
“주파수가 맞으려면 박자를 맞춰가야 해”
좋아한다. 사랑한다 : 상대방을 향한 내 감정의 속성
실망 : 우린 모두 불완전한 인간
미움받다 :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을 것
# 사랑하기에 좋은 사람
선을 긋다 : 그 사람과 나 사이의 거리
시차적응 : 각기 다른 마음의 시계
사과하다 : 기다림이 필요한 시간
연애의 균열 : 지난 기억이 만들어낸 의심 사이렌
공감 : 통하는 마음은 디테일에서 나온다
싫어하다 : 내게는 싫은 사람이 있어
이해가 안 간다 : 비난을 내포하는 말
속이 보인다 : 경험치에 기반한 어른만의 언어
뒷담화 : 부정적 감정이 깃든 일에는 룰이 필요하다
미안하다 : 털어내지 말고 심어둘 것
비난 :다정한 사람들은 말수가 적다
지질하다 :구차하면 좀 어때
상처 : 서로의 아픔을 볼 수 있다면
포장하다 : 주는 이의 마음이 담긴 그 무엇
염치가 있다 : 내가 꼭 지키고 싶은 것
재벌, 갑질, 애교 : 우리에게만 익숙한 단어
소중하다 : 우린 매일 이별에 가까워지는 중
# 아픈 이별로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다면
Part 02. 감정의 언어
“감정, 누르지 않고 자연스레 곁에 두기”
부끄럽다 : 매력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찬란하다 : 각기 다른 기억을 끄집어내는 말
슬프다. 서럽다. 서글프다 : 아프고, 괴롭고, 외로운
# 마음을 방치하지 말아달라는 혼잣말
묻다. 품다 : 차마 어쩌지 못해 내리는 결정
위로, 아래로 : 오늘 그 감정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소란스럽다 : 주변과 대비되는 그 사람만의 감정
외롭다 : 오롯이 내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싫증이 나다 : 내 사랑의 진원지를 찾을 수 있다면
간지럽다 : 알다가도 모를 기괴한 행복감
기억, 추억 : 다르게 적혀 있는 지난 날
Part 03. 자존감의 언어
“약해졌을 때는 잠깐 쉬었다 갈 것”
성숙 : 애어른이 자라서 어른아이가 되는 아이러니
# 나이 든다는 것
꿈 : 꼭 이루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것
유난스럽다 : 그건 당신이 특별하다는 뜻
호흡 : 불안감에 빠진 나를 구원하려면
#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사람
드세다. 나대다 : 사람을 주저앉히는 말에 대해
정체성 : 나의 본모습이 혼란스러울 때
한계에 부딪히다 : 또 다른 가능성과 마주하는 순간
겁이 많다 : 결과적으로 늘 강한 사람들
이상하다 : 있는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길
살아남다 : 영원히 근사한 채로 버텨낼 순 없다
창작하다 : 영감과 체력의 긴밀한 관계
쳇바퀴를 굴리다 : 일상의 반복이 알려주는 특별한 하루
기특하다 : 나의 존엄을 가꾸어 나가는 일
Radio record : 나를 지켜주는 말
Lyrics : 마음에 깃든 노랫말
저자를 소개해요.
저자 : 김이나
작사가 겸 방송인. 1979년 서울 출생.
유년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의 칭찬과 사랑을 부족함 없이 받으며 자랐고,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의 프레임에 속지 않겠다는 당돌함과 슬픈 영화 속 주인공의 얼굴만 보아도 눈물이 핑 돌던 섬세한 감성을 고루 갖춘 어린이로 성장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작곡가 김형석을 만난 계기로 작사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고 히트곡만 300여 개가 넘는 작사가가 되었다. 2019년에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라디오 DJ가 되었고, MBC 라디오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는 따뜻한 시선과 이성적인 태도를 함께 지닌, 그리고 이것을 누구보다 선명하게 표현하는 사람이다. 보잘것없고 부끄러운 부분은 누구에게나 있고 오히려 그로 인해 스스로를 더욱 빛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쳇바퀴 도는 일상 속 특별함을 꿈꾸면서 살아가고 있다. 저서로는 『김이나의 작사법』이 있다.
제공 kyobo
같이 나누고 싶은 좋은 글과 생각.
우린 모두 불완전한 인간
"우리는 서로를 실망시키는 데 두려움이 없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란 구절이 생각난다.
우리 모두 불완전한 인간들...
그래서 가끔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는다.
그래도 괜찮다. 그 정도로 난 상처받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 모습이 너의 전부는 아니니까.
잘못을 한 사람은 석고대죄라도 할 수 있지만, 잘못을 당한 사람은 사과를 받는다 하여도 그 사과가 소화되기까지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가 없다. 사과는 나의 의지로 할 수 있는 '행위'이지만, 억울함과 분노는 이성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 '미안하다'라는 말은 말꼬리가 길수록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 말은 털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심어두는 거라는 깨달음을 준 누군가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이며.
미안한 일에 사과하는 일은 정말 당연한 일이다.
사소한 일에는 그 말이 빨리 나오는데
오히려 크고 복잡한 일에,
또 소중한 관계일수록 그 말이 선뜻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잘못한 일에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일, 상대의 마음이 풀릴때 까지.. 진정한 사과를 받을 때까지 겸허히 기다리는 것, 잘 화해하는 일은 소중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소중한 비법일 것이다.
아쉬운 건 다정한 사람들은 말수가 적다는 거다. 말을 하기보다는 듣는 게 익숙한 사람,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풀어헤치기보다는 품어 버릇하는 사람들. 이는 다정한 이들이 가진 특성이다. 굳이, 어딘가에, 나의 마음을 글자로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주로듣는 편이다.
그렇다고 다정하다고 말하기엔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
나이를 먹을수록 입을 좀 닫고 귀를 여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따뜻한 눈빛과 손길과 말들로... 주변인에게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영감뿐이랴. 새로운 걸 시작하고 싶은 의지, 힘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근성, 새로운 기회가 오기까지 잠복하고 버티는 힘... 모두 결국 체력에서 나온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은, 이미 주어져 있는 게 많다. 다만 그것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다루느냐에 따라 내일의 질이 달라질뿐이다.
건강을 잃어야지 건강을 신경쓰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느낀다. 제일 중요한 것이 건강이고 체력이라는 것을..
내 생이, 삶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감사히 여길줄 아는 순간 어른이 되는 것 같다.
감사한 것을 감사한 줄 아는 것은 어른들의 이야기인듯.
나는 이 쳇바퀴를 만들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살았다.
쳇바퀴 같은 일상은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자신의 계속되는 삶이 굴레가 되어 지치게 할때.. 그런데 이 한 문장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다. 익숙한 이 삶이, 쳇바퀴 같은 나의 일상이 내가 그토록 원했던 소중한 것들이었다는 것을 ...
감사할 것들이 참 많은데 자주 잊지는 않는지 생각해본다.
내가 생각하는 스스로가 대견한 순간은 굉장히 작은 것들이다.
철저히 분리수거를 하는 것, 어리숙한 알바생의 실수에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소소한 말을 건네는 것,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는 것 등등의 사소한 것들이 바로 그런 거다.
나의 존엄을 가꾸어 나가는 일은 결코 거창할 필요만은 없다.
존엄이라는 말의 무게 때문에 창씨 개명에 맞서고 인권운동에 삶을 바치는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같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존엄한 사람들은 일상 속 하찮은 순간들이 정갈한 이들이다.
20대에 나는 맥시멀리스트에 정리정돈엔 취미가 없었다. 필요해서 사고 예뻐서 사고 남들이 사니까 같이 사고.. 뭔가를 참 많이 사고 그것에 즐거움을 느꼈다.
30대가 된 지금은 정갈하고 간결하게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불필요한 것은 버리려노력하고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버려지는 옷들도 환경오염에 한 몫을 차지한다는 기사를 보고 옷 사는 것도 줄이려 노력하고, 화장 또한 마스크로 매일 써야하니깐 점점 간결해져서 지금은 이렇게 가볍게 화장하는 것이 더 좋아졌다. 집을 꾸미는 장식품은 아예 사지 않고 사치품에 관심이 별로 없다. 물건같이 보여지는 것으로 나를 대변할 생각이 없어진 것이다. 밖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나의 내면을 더 가꾸려는 노력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정갈하고 간결하게... 나의 삶 안밖으로 이렇게 변해가는 내 모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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