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마음을 유쾌하게 치료해줘요 [공중그네]- 오쿠다히데오
- 책 리뷰. 좋은 글
- 2021. 11. 24.
기본정보
저자 오쿠다 히데오
역자 이영미
출판 은행나무
출간 2005.01.16.
공중그네는 어떤 책??
뾰족한 물건만 보면 오금을 못 펴는 야쿠자 중간보스, 어느 날부턴가 공중그네에서 번번이 추락하는 베테랑 곡예사, 장인이자 병원 원장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젊은 의사. 그리고 그들을 맞이하는 하마 같은 덩치를 지닌 엽기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사계절 내내 핫팬츠 차림으로 나다니는 엽기 간호사 '마유미', 이들의 못 말리는 황금 콤비. 이 책은 일본 현지에서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131회 나오키상 수상 장편소설 『공중그네』. 엽기적인 행동과 유쾌한 사건들로 이어지는 이 책은 결국 '이라부' 박사만의 독특한 치료법이 환자들에게 돌파구를 찾아 주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저자 오쿠다 히데오를 소개합니다
우울할 때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어라. 오쿠다 히데오는 일본사회를 날카롭게게 바라보고 그 문제점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데 탁월하다. 기존의 일본 작품들이 팝콘같은 가벼움으로 한국 여성독자층을 파고 들었다면, 오쿠다 히데오는 이런 기존의 일본소설들과 달리 일본 사회의 모순들을 끄집어내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독자들은 그의 유머스러운 글솜씨를 좋아하기에 부담없이 그의 조롱에 담겨 있는 잔혹한 현실에 공감한다. 오쿠다 히데오는 이런 독특함으로 현재 한국 소설 시장의 "일류 붐"을 선도하고 있다.
오쿠다 히데오는 1959년 일본 기후현 기후시에서 태어나 기후현립기잔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잡지 편집자, 기획자, 구성작가, 카피라이터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1997년 40살이라는 늦은 나이에『우람바나의 숲』(한국어판 서명 :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으로 등단하였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일본 사회의 모순과 그 틈바구니 속에서 각자의 사정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내용들이 그의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인간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면서도 부조리한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잊고 있던 가치를 묻는 주제의식을 보이고 있는 그는 포스트 하루키 세대를 이끄는 선두주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과 함께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일본의 크로스오버(crossover) 작가로 꼽힌다.
어린시절, 책보다 만화를 좋아하던 그는 텔레비전을 통해 책을 접하게 된다. 이후 나쓰메 소세키와 야하기 토시히코, 시미즈 요시노리 등의 작품을 섭렵하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평론가로 글을 써왔고, 이후에도 글과 무관하지 않은 삶을 살았기에 글을 쓰는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한다. 설명하는 소설, 설교하는 소설, 자기 얘기를 늘어놓는 소설을 가장 싫어 하는 그가 가장 쓰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그렇기에 소설가 자신 안에 여러가지 눈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니컬한 유머감각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그는 일본 내에서도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 '기인작가'이다. 또한 그의 작품이 인기가 높은 한국에서도 수 없이 인터뷰와 한국 방문을 요청했지만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동네 도서관에 가서 작품 쓰는 것을 매우 즐기는 소박한 품성을 지녔다.
2002년 『인 더 풀』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같은 해 『방해』로 제4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2004년 『공중그네』로 제131회 나오키상을, 2009년 『올림픽의 몸값』으로 제43회 요시타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공중그네』『인 더 풀』『남쪽으로 튀어!』『걸 Girl』『면장 선거』『스무 살, 도쿄』『방해자』『오 해피데이』『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 등이 있다.
책 속 좋았던 구절
조폭이란 게 원래 그런거야. 모두들 약한 부분이 있으니까 오히려 죽어라 뻗대는 거지.
인생, 길지 않다. 지금 당장 내뱉어야 할 걸 쏟아내지 못하면.
하지만 순조롭게만 지내온 사람한테는 보이지 않는 게 많은 법이야.
그런 행동을 1년 동안 계속해봐. 그럼 주위에서도 포기해.
성격이란 건 기득권이야. 저놈은 어쩔 수 없다고 손들게 만들면 이기는거지.
난 넘어져도 빈손으로 일어서지는 않는다.
분명 괜찮을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든다. 무너져버릴 것 같은 순간은 앞으로도 여러 번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들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아이코는 가슴에서 우러나온 말을 건넸다. 뛰어오를 만큼 기뻤다.
"그것뿐이예요. 그런 거 또 써주세요."
..
그렇지만 감격했다. 일부로 쫒아 나와 말해준 것이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인간의 보물은 말이다. 한순간에 사람을 다시 일으켜주는 게 말이다.
그런 말을 다루는 일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럽다. 신에게 감사하자
나의 리뷰
5개의 단편인듯 하지만 그 가운데에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엽기 간호사 마유미가 있다. 날카로운 물건을 보기 힘들어하는(선단 공포증) 야쿠자 중간 보스, 공중그네에서 번번히 추락하는 배테랑 10년차 서커스단원,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하는 의사, 입스가 온 야구선수, 슬럼프에 빠진 여류작가가 나온다. 이 다섯 명의 사람들을 처방하고 치료해나가는 유쾌한 과정을 다룬다.
말이 유쾌한거지.... 사실상 '이런 의사가 있을까? 진짜 돌아이네... ' 라고 생각할 정도로 웃기다. 예를들면 공중그네를 뛰지 못하는 서커스 단원을 찾아가 무작정 서커스를 배워 본다든지 야구를 해본다든지..무튼 시종일관 재미있고 가벼운 게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은 내가 20대때(약 10년 훌쩍 전에) 읽은 책이고 아직도 우리집 서재에 꽂혀있는데 이 책이 요즘 다시 회자되는데 무슨 이유일까 했더니 차태현이 정형돈에게 추천해서 이 책을 읽고 펑펑 울었다고 말해서였다.
이 책을 보면 환자인 다섯명 모두 강박, 불안등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러다 느닷없이 문제가 생긴다. 남과의 비교에서, 뒤쳐진다는 생각에, 이 자리를 지키기 힘들다는 불안이... 자신을 아프게 한다. 바쁜 현대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한번쯤 이렇게 마음이 아파본적이 있지 않을까? 정도의 차이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할만한 이야기가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 살이 뒤룩뒤룩 찐 중년의 아저씨 의사(라고 책에 표현되어있음)가 느닷없이 성분인지도 모를 주사한 대를 무작정 맞히고, 때론 그들을 따라다니면서 그들이 하는 일을 해보고 대화를 나눈다. 환자 대부분은 이라부를 신뢰하지 못하지만 계속되는 과정에서 그의 말은 위로가 되고 치료가 된다.
마음이 힘들 때, 그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을 순간이 종종 찾아온다. 이라부처럼 단순하고 유쾌하게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될때가 많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힘들면 이렇게 생각하기도 참 어려운 것 같다. 그럴땐 도움받기! 그리고 도움주기!
물에 빠진 사람이 스스로를 구해낼 순 없다.
나와 내 주변사람들의 마음이 평안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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